유토피아의 존재 이유-폴 호켄 <탄소: 생명의 책> Carbon by Paul Hawken/Viking 2025년 출간 예정

 <폴 호켄>


유토피아의 존재 이유는 무엇인가?  헌법, 국민교육헌장, 주기도문 등등은 유토피아를 전제로 하고 있다. 지금 세계의 꼬라지를 보고 있으면 나는 슈렉의 동키가 된 기분이 든다. 공주를 구할라믄 어디로 가야돼? 라고 슈렉이 묻자  "빠-빠-빠러웨이 킹덤~Far, far, farway kingdom"라던 동키.  겁나 머나먼 왕국..오지 않을 왕국, 내 생전에 절대 볼 수 없겠다...유토피아는 커녕 상식적인 사회도 오기 힘들겠다고 느끼는 많은 사람들이 에라 돈이나 벌자...라고 마음을 바꿔먹었기 때문에 한국 및 전세계는 지금 이런 상황에 있다. 

올 여름 더위는 더이상 기후위기가 일부 환경주의자들의 선동이라고 아무도 주장할 수 없게 우리를 몰아붙였다. 

폴 호켄씨는 광야의 세례자 요한처럼 기후위기에 대해 여러권의 책과 활동으로 목 놓아 외쳤지만 불행히도 우리는 멸망 직전에 와 있고 아마도 아마겟돈이 올때까지 사람들은 먹고 마시고 아파트사고 주식하고...이럴 것이다.  폴 호켄씨도 인류가 산다는 게 본질적으로

gather and gain game이라는 사실을 부정하지 않는다. 돈벌고 집사고 먹을 거 쌓아놓는 거 개미도 하는걸...단지 개미는 미래에 얻어질 식량에 대해 선물옵션따위를 걸지 않을 뿐. 

놀랍게도 유명한 사람들끼리는 서로 통하는 바가 있는 것인지

폴 호켄씨는 바이런 케이티의 영성 피정에 또다른 우리의 펭귄 저자 마싸 벡(Martha Beck)씨와 함께 참석하게 되었다.  마싸 벡씨는 최근

"불안을 넘어서Beyond Anxiety"를 썼는데 거기서 그녀는 폴 호켄을 만난 일화를 썼다. 환경위기가 만약 우리 지구인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면? 이라고 발상의 전환을 하면 어떠냐고 바이런 케이티는 폴 호켄에게 조언했다고 한다. 평생을 민주주의를 위해 싸워온 어떤 사람에게 

독재정권과 독재자의 탄압이 너의 정신적 고양과 한국인의 한단계 정신적 성숙을 위해 꼭 필요한 단계였다고 한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폴 호켄은 그 피정을 통해 관점의 전환을 얻게 되었다고 한다. 한국에 민주주의가 오지 못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생존에 대한 불안으로 인해 모든 사람들이 집사기 게임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모든 섹터에 대해 생각할 여력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오늘날 민주주의의 최대 적은 독재정권도 탄압도 마르크스도 공산당도 아닌...바로 아파트이다...때문에 우리는 여러 가지로 폭망의 길로 가고 있다. 

최근 한은 총재님의 얼굴을 보면 아마도 이순신장군의 평소 근무표정이 저렇지 않을까..(임금이  무능하지만 어쩔거야,  국민이 무슨 죄냐 그래도 내가 해볼 수 있는 건 다 해봐야지....막을 때까진 막아보자 하늘에 맡기고..그래두 나라가 망하는 길로 가게 둘 순 없쟈나!!)아무튼 폴 호켄은 탄소를 미워하고 죽이고 줄이고 맞서 싸울 대상이 아니라 좀더 우주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기로 했다.  탄소는 이렇게 미움받을 잘못을 한 적이 없어.....그리고 아무리 내가 목놓아 외쳐도 사람들이 전혀 바뀌지 않음을 지난 30년간 봤잖아! 미워하고 화내봐야 달라지는 것은 없어. 탄소는 우리를 위해 할 일을 하고 있었을 뿐이야. 

 저자에 따르면 탄소는 이렇게 훌륭한 원소였다. 

"탄소는 가장 신비로운 원소입니다. 탄소는 에너지를 포획하고 기억을 유지하는 분자 사슬을 형성합니다. 우주에서 단 하나의 원소만이 이런 일을 할 수 있습니다. 탄소는 나무, 세포, 조개껍질, 호르몬, 세포 소기관, 속눈썹, 뼈, 박쥐 날개의 구조적 틀을 제공합니다. 탄소는 생명의 모든 흔적을 움직이는 분자 단위의 엔지니어이자 제작자입니다. 탄소는 산호초부터 코뿔소, 식물, 행성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조직하고 조립하고 구축합니다. 생명을 감싸고 보호하는 가죽, 비늘, 막은 탄소로 만들어집니다. 탄소는 의식의 모든 측면을 가능하게 하고 정보를 제공하며, 살아있는 세계의 표현을 지시하는 선한 주권자입니다. 탄소는 연결과 단절이 가능하고, 단단히 결합할 수도 있고(석탄), 느슨하게 결합할 수도 있으며(설탕), 유연하며(대나무), 치타의 눈 각막에서 반짝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탄소는 인간 의식의 핵심 원소이자 DNA의 관리인이며 태양 에너지, 즉 별빛을 우리 혈류로 방출하는 미토콘드리아 배터리의 음유시인입니다. 유기체는 탄소를 무분별하게 공유하고 교환하면서 무한대에 가까운 생명체를 만들어 냈으며, 그 중 하나가 두 발로 걷고 불을 다루는 법을 배운 영장류인 호모 사피엔스입니다. 탄소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풍요의 화폐이자 진화적 성장의 중앙은행이며, 생명의 판테온에서 가장 사회적으로 능숙한 기업가이기도 합니다. 질소, 산소, 수소를 결합하여 단백질을 조립하는 데 필요한 스타터 키트인 아미노산을 형성합니다. 박테리아든 코끼리가든 모든 생명체의 먹이는 지방, 섬유질, 단백질, 탄수화물과 같은 탄소 화합물입니다. 우리가 음식을 소화할 때 탄소 분자를 분해하여 혈액, 유전자, 호르몬, 연료로 재배열 합니다. 음식은 빛과 잎이 만나 탄소와 산소가 당분과 셀룰로오스로 바뀌면서 시작됩니다.

탄소를 오염 물질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은 글을 더 쓰지 않는게  좋을 것입니다. 우리가 무엇을 믿든 믿지 않든, 탄소 기반 분자가 언제나 최후의 승자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인류를 위해  좋은 일입니다. 인간은 지구상에서 흔치 않은 새로운 종으로, 지질학적 시간으로 측정할 때 여전히 판단 착오를 일으키기 쉬운 특이한 두뇌를 가졌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자연은 결코 실수를 하지 않습니다. 자연은 실험을 하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우리입니다. 태양이 빛나는 한 지구의 탄소 흐름은 생명체를 더욱 복잡하고 풍요롭고 아름답게 만드는 방향으로 움직입니다. 인간은 탄소의 흐름을 막고, 전복하고, 파괴하는 유일한 종입니다."


저자는 인간 사회의 모든 시스템처럼 생명과 우주가 얼마나 탄소라는 멀티플레이어의 도움으로 복잡한 흐름을 이루고 있는가에 대한 깊은 이해와 관찰을 통해, 작은 우주이자 작은 별 한 개인 인간이 그 흐름의 한 부분으로 섞여 들어가 더이상 자연의 물결에 역행하고 있는 기존의 물질축적 게임의 마음에서 벗어나 우주 생태계의 겸손한 한 참여자로 되돌아가는 것이 우주의 질서라고 말한다. 무신론자든 유신론자든 의신론자든 글쎄 싹 다 부처님 손바닥안에 '짜피' 있다는 의미이다. 

물론 역사를 봤을 때

인간은 잘 안 바뀌고 폭망할 때까지 맛을 봐야 맛을 아는 존재이기에 이 책이 나온다고 하여 전세계에 얼마나 많은 이들이 정신을 차리고 물질축적게임의 환상에서 벗어날지 모르겠지만, 유토피아의 존재 이유는 그것이 상정되어 있음으로 해서 단 몇명이라도, 세례자 요한처럼 목이 날아갈지라도 거기로 가려고 하는 별난 사람들을 자극하는 것이다. 극소수지만 그런 사람들은 인류 역사상 분명히 존재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나는 유토피아에 대해서 말하는 사람들의 이러한 책들이 계속해서 팔리고 읽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