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이점이 더 가까워졌다-글쎄 정말 그런듯

https://youtu.be/DaYSTlfHfrs?si=ySxl1IB7Dp2Bwev5

내가 좋아하는 최성호 기타리스트의 앨범제목에 특이점이라는 단어가 들어가있었다. 앨범 제목이 왤케 촌스러워......고 생각하였지만 여튼 연주가 너무 좋은 관계로  젊은 음악가의 앨범작명 센스가 심히 떨어지는 것은 다 넘어가자. 그 앨범이 나온지 어언 십년가까운 최근

일면식도 없는 레이 커즈와일씨의 특이점이 최근 며칠 사이 내 주변에서 두번이나 언급되었다. 

일단 나는 커즈와일의 신작을 팔았고, 

채상욱 유튜브에서 한번, 또 내 친구 J랑 만나서 떠들다가. 채상욱씨는 2017년엔가 김영사판 특이점이 온다, 를 읽고  그 다음해에 유투버를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누군가를 비판해야할 때 혹은 속마음에 없는 광고성 멘트를 날려야할 때 컴플렉스반응으로 말이 급속도로 빨라지는데  그래서 채상욱씨는 굉장히 착한 사람 아닐까? 라는 생각에 그의 유튜브가 업데이트되면 관심있게  보는 편이다(왠지 로욜라 도서관앞에서 공부하다가 쉬는 시간에 일회용자판기 팩차기를 하던  성실하고 착했던 우리 학교 남학생들의 사십대버전을 보는것같은, 한마디로 많은 유튜버들중에 얼마 안되는 표준적인 정상인)

어제 만난 J는 레이 커즈와일이 특이점이라는 단어를 만든 사람이라는 것을 전혀 모른채 "얘들아(친구일동) 앞으로 삼십년만  버텨보자. 내가 보기엔 그안에 전뇌 사이보그다운로드되서 주연이 너도 삼십년 있으면 장원영 몸 될 수 있어! 내가 돈 겁나 모아서 니들 몸 좋은걸로 바꿔줄께 알았지? 그때가 특이점이라고. 아 이제 영원히 사는 거야. 난 늙는거 너무 슬프거든.  마음은 다 이십살때랑 똑같은데 거울보면 씨&, 얼굴 흘러내려 아재야 아재."

J에게 니가 말한거 레이 커즈와일이 전에 한말이고 삼십년 아니라 2045년 근방이라더라...라고 했더니 자기가 말하는 특이점과 그가 말한 특이점은 다르다며 과학적 근거무근의 멘스플레인 한바가지를 늘어놓았는데 작곡가인 친구 M은 으레 그렇듯이 흰소와 검은소를 앞에 두고 있지도 않은 구렛나룻이라도 쓸어내리고 있는 황희 정승 표정으로 끄덕거리며 말없이 경청하고 있었고 (왜냐 베타 블로커라는 필요시약을 방금 하나 얻어먹고 상당히 안정된 무드에 돌입하였으므로)

J는 일주일에 네번씩 복싱을 하는 나아직안죽었어와 뭘해도 안되네 사이를 오일간격으로 오고가는 조울증 중년으로써 그래도 자기가 의사니까 너희들보단 새 기계몸 받는 정보를 좀 더 빨리 알지 않겠냐...고 

장광설을 마무리지었고 나는 우리가 속한 경제사회적 구간을 전세계 삼십-사십프로안으로 잡았을때 우리같은 평범한 인간들에게까지 쌔삥 사이보그몸이 주어질 정도라면 

사실상 제1세계의 거의 모든 이가 이십대몸을 갖게 된다는 건데 그때에 이십대몸을 갖는게 무슨 비교우위가 있겠냐... 넌 은하철도 999도 안봤냐, 차라리 클린한 영혼을 갖도록 애쓰는 게 비교우위가 있지 않냐, 그리고 나는 분명히 이십대때랑 마음이 달라졌다....고 그리고 장원영은 지금도 사이보그같고, 만약 정신은 윤여정인데 몸이 장원영이면 키메라도 아니고 괴랄하지않겠냐,  또 요즘 나의 가장 큰 염려는 환경문제로 인한 식량대란이라고 반박했는데('니가 밥을 안해먹으니까 식재료값이 얼마나 비싼지를 몰라서 그래')

J는 "야 너는 도대체 언제까지 그런 좌파놈들의 선동에 속아살 셈이야?아니 백년 안살고 싶어? 그거 환경 그런거 다 기술로 해결못할거 같어?"라고 했고 M은 "아우 영혼같은 소리하구 있네 너도 엠비티아이 이런거 좋아하지? 좀 너같이 원래 종교세뇌가 잘되는 인간형이 있어. 우린 절대 안돼. 너 좌파놈들한테 속아서 해물안먹고 그러지?아우.." 라며 영혼의 영,자에 무슨 콜레라균이라도 묻은듯 손사래를 치며 일본방사능오염을 걱정하며 해산물을 피하는 나 보란듯이 낙지탕탕이를 듬뿍 입에 집어넣었다. 엠비티아이, 좌파, 영혼, 유치함, 여자, 아줌마, 해산물, 특이점이 한 카테고리로 묶여있는  이런 초꼰대녀석들하고 내가 어떻게 이십대를 보냈지? 라는 후회막심의 격세지감이 몰려올려는 찰나 

신촌의 독수리 피씨방에서 디아블로를 할때 M이 우리 모두에게 쌔삥한 아머 풀세트 레어템을  밤새가며 뽑아줬던 것을 기억해내고 그냥 입닫기로 했다. 그땐 게임 아이템이었지만 졸지에 우리가 게임속 캐릭터가 되게 생겼는지도 모르는걸... M이 그래도 그렇게 의리없는 넘은 아니니까...라는 얄팍한 생각에.

레이 커즈와일이  대한민국 서울의 갱년기증상에 시달리는 천리안 세대들에게 맥락없이 호출되어 이상한 희망의 등불이 되었던 토요일 오후였다.